Page 50 - 고경 - 2021년 2월호 Vol.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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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설】 태고 스님은 발심한 후 20여 년을 한결 같이 공부에 매진해 37세에
오매일여의 경지에 이르고 다음 해에 크게 깨쳤다. 그래서 태고라는 이름
도 스스로 지었다. 스스로는 의심이 없었지만 명안조사를 찾아 인증을 받
아야겠다는 생각에 중국으로 건너가 석옥청공石屋淸珙 선사를 찾아갔다.
석옥 스님은 설암조흠雪巖祖欽 선사의 법을 이은 급암종신及庵宗信 선사의
제자로 당시 인천의 안목으로 추앙받던 분이었다. 그분으로부터 의심의 여
지없이 확철대오하였음을 인정받았다. 그러니 태고 스님도 오매일여를 거
쳐 대오하고 인가받았던 것이다. 철저히 깨쳤더라도 오매일여가 되는지 점
검해야 하며, 또 오매일여가 되었더라도 반드시 정안종사를 찾아가 점검받
는 것이 우리 종문의 철칙이다.
【8-10】 ①공부가 이미 동정動靜에 ✽ ①공부가 이미 움직이거나 움직
간단間斷 없으며 오매에 항상 일여함 이지 않거나 끊어지지 않고 점점 무
에 이르러 저촉抵觸하여도 산거散 르익어 자나 깨나 똑같이 화두가
去하지 않고 탕탕蕩蕩히 망실亡失되 들리는 경지에 이르면 대상에 부딪
지도 않는다. 구자狗子가 극열極熱한 혀도 흩어지지 않고 물결이 걸림 없
유당油鐺을 봄과 같아서 핥으려야 핥 이 흘러가듯 없어지거나 잃어버리
을 수도 없고 버리려야 버릴 수 없을 지 않는다. 개가 매우 뜨거운 기름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합당한고? ①工 솥을 보는 것처럼 핥으려야 핥을 수
夫가 旣到動靜無間하며 寤寐恒一하 도 없고 버리려 해도 버릴 수 없을
야 觸不散蕩不失하야 如狗子見熱油 때에는 어떻게 해야 적절한가?
鐺相似하야 要舐又舐不得하며 要
捨又捨不得時에 作麽生合殺오. (①
『懶翁集』, 『韓國佛敎全書』6, p.722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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