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고경 - 2021년 3월호 Vol.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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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 설일체유부의 『십송율』처럼. 그럼에도 ‘경과 율의 기본적인 형식과 내
          용’은 원형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국 경과 율은 부
          파가 흥기되기 이전에 집성돼 BCE(Before Common Era. 공통 기원전) 300년

          경 체재體裁가 완성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1)

           논장의 형성과정은 경장·율장의 그것과 다르다. 붓다 입멸 후 주된 임
          무는 ‘그 분의 가르침’을 결집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경과 율이 편찬됐다.
          교단이 여러 부파로 나눠지던 시기의 주된 관심은 경과 율에 흩어져 있는

          가르침들을 주제별로 묶고, 조리條理있게 체계화해 널리 알리는 것이었다.

          붓다는 상대의 수준에 맞춰 설명했기에 가르침마다 내용과 형식이 달라 간
          혹 서로 모순적으로 보일 때도 있었다. 논장의 형성은 이러한 붓다의 가르
          침을 정리하고, 연구하고, 결택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비달마대

          비바사론』 권제1에 정황을 알려주는 구절이 있다.



           [4] “붓다가 살아계실 때 곳곳의 장소와 마을에서 여러 중생들을 위해
          갖가지 말씀과 가르침[論道]으로 아비달마를 분석해 설명하셨다. 붓다가 열

          반에 든 뒤나 살아있을 때 성스러운 여러 제자들이 훌륭한 지혜[妙願智]로

          순서에 따라 가르침들을 편찬하고 별도로 분류했다. 그래서 붓다 열반 후
          가다연니자 존자가 훌륭한 지혜로 순서에 따라 가르침을 편집해 『발지론』

          을 지었다[世尊在世, 於處處方邑, 爲諸有情, 以種種論道, 分別演說, 阿毘達磨. 佛涅
          槃後, 或在世時, 諸聖弟子, 以妙願智, 隨順纂集, 別爲部類. 是故尊者迦多衍尼子, 佛去

          世後, 亦以妙願智, 隨順纂集, 造《發智論》(T27, 1b)].”






          1) 印順著, 『說一切有部爲主的論書與論師之硏究』, 臺北: 正聞出版社, 1968, p.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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