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 - 고경 - 2021년 3월호 Vol.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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素呾纜義, 宣暢一切契經宗要, 是名論議. 如是所說十二分敎, 三藏所攝, 謂或有素怛纜藏
攝, 或有毘奈耶藏攝, 或有阿毘達磨藏攝](T25, 419a).”
설일체유부는 아비달마를, 경전을 준거로 삼은 경부經部는 마달리가를
각각 중요시했다. 『유가사지론』은 유가행파의 중요한 논서 가운데 하나, 『유
가사지론』이 논의(우파제사)로 마달리가와 아비달마를 통섭한 것은 - 『구사
론』과 『유식이십론』 등을 저술한 세친의 사상이력이 증명하듯-설일체유
부와 경부의 사상을 계승 발전시킨 유가행파(세친)의 사상적 이력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튼 우파제사가 아비달마는 아
니지만 아비달마의 형식과 비슷한 부류임을, 붓다의 말씀을 해석한 것임
을 인용문 [6]·[7]·[8] 등에서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유가사지론』이 언급한 마달리가(摩怛理迦. Mātŗkā)란 무엇인가? 마질리
가摩窒里迦·마득륵가摩得勒伽로 음역되며, 본모本母·지모智母로 의역되는 마
달리가를 설명해줄 힌트가 『중아함경』 권제52에 나오는 “그 가운데 만약 경
을 지니는 비구, 율을 지니는 비구, 지모持母 비구가 있다면[於中若有比丘持
經·持律·持母者(T1, 755a)]”이라는 구절이다. “경을 지니고, 율을 지닌다.”는 구
절은 “경전과 율을 잘 안다(암송할 수 있다).”는 의미며, 지모는 바로 ‘마달리가
를 지닌(암송하는) 비구’를 말한다. 지경자·지율자와 더불어 지모자가 언급
됐기에 당연히 경·율에 대응하나 그것과는 다른 ‘마달리가’라는 그 무엇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다행히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잡사』 권제39와 권제
40에 마달리가를 설명한 구절이 전한다.
[9] “붓다가 말씀하신 경·율·마질리가 등 참답고 진정한 가르침들이 결
집되지 않았는데, 어찌 정교正敎를 잿더미가 되도록 하는가[世尊所說, 蘇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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