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고경 - 2021년 3월호 Vol.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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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도록 해주기 위해 붓다는 그 아비달마를 설명해 전했다. 아비달마를 벗
어나면 제자들은 존재의 모습을 이치에 맞게 분석하고 이해할 수 없다. 그
런데 붓다는 곳곳에서 아비달마를 설명하셨고, 존자 가다연니자 등 성문
의 여러 제자들이 붓다의 가르침을 결집해 모았다. 마치 법구 존자가 「무
상품」 등의 ‘오타남송’을 편찬한 것처럼. 비바사사[설일체유부의 주류사]는 이
와 같은 말을 전한다[若離擇法, 無勝方便, 能滅諸惑. 諸惑能令世間漂轉生死大海,
因此傳佛說彼對法, 欲令世間得擇法故. 離說對法, 弟子不能於諸法相如理簡擇. 然佛世尊
處處散說阿毘達磨, 大德迦多衍尼子等諸大聲聞結集安置, 猶如大德法救所集無常品等鄔
拕南頌. 毘婆沙師傳說如此(T29, 1b)].”
“비바사사毘婆沙師들은 이와 같은 말을 전한다.”며 “붓다가 아비달마를
직접 설명했다.”고 세친은 기술하지만 아비달마를 붓다의 친설親說로 보는
현대의 학자들은 드물다. 물론 아비달마와 비슷한 형식의 말씀들을 붓다가
했을 수는 있다. 내용과 서술방식에 따라 경전을 열두 가지로 나눈 것[十二
部經] 가운데 하나인 우파제사(優波提舍, Upadeśa)가 그것이다. 논의論議로
한역된다. 『아비달마대비바사론』 권제126에 우파제사에 관한 설명이 있다.
[6] “논의란 무엇인가? 여러 경전 가운데 간략하게 말한 것[默說]과 상세
하게 말한 것[大說] 등의 가르침들을 판별해 결정하는 것이다. 또한 예를 들
어 붓다가 어느 때 간략하게 말씀하고는 바로 수행처에 들어가 조용히 정
진할 때, 성문의 많은 제자들이 함께 한 곳에 모여, 각자가 여러 가지 다른
글과 구절의 의미로 붓다가 말씀하신 것을 해석하는 것이다[論議云何? 謂諸
經中, 決判默說大說等敎. 又如佛一時略說經已, 便入靜室宴默多時, 諸大聲聞共集一處,
各以種種異文句義, 解釋佛說(T27, 660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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