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9 - 고경 - 2021년 4월호 Vol.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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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차는 음적陰的인 것이고, 그래서 차 문화는 곡선적이다. 차는
                  조화로운 것(和, harmony)으로 잔탁이 필요하다. 찻잔은 마치 책을
                  몇 권 쌓아 놓듯이 3~4개씩 바로 재어 놓는다.”




                차의 맛


               돈수 스님은 그림을 잘 그린다. 정초에 세배가면 한 장씩 주는 그림이 예

                                        5)
                                                          6)
             사롭지 않은데 알고 보니 남종화 의 대가 의재 허백련 의 문하에서 화선지
             여덟 트럭 정도를 소비할 만큼 그림 공부를 많이 하셨다고 한다. 스님을 졸
             라 글 한 토막과 그림 한 장으로 구성된 67편을 책으로 출판하게 되었다. 그
             책의 제목이 『차의 맛은 텅 빈 골짜기처럼 고요하다』이다.

               「수졸守拙」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옛 사람의 말을 빌어 집주위에 대[竹]를

             심어 내 어지러운 생각을
             평온하게  하고,  탕관湯
             罐에는 항시 찻물이 끓어

             내 마음을 기쁘게 한다.

             차의 맛은 텅 빈 골짜기
             처럼 항시 고요하고, 차
             의 성품은 무심하여 마

             치 흐르는 구름과 같은

             것이다.”고 하셨다.              사진 4. 돈수 스님 토굴 입구.




             5) 남종화南宗畵는 남종 문인화南宗文人畵라고도 하는 산수화의 한 분파로 북종화에 대비됨.
             6) 의재毅齋 허백련許百鍊(1891-1977)은 해방 후 국전 심사위원 등을 역임한 한국 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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