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1 - 고경 - 2021년 4월호 Vol.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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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이 『반주삼매경』은 여산廬山 혜원慧遠이 동림사東林寺에서 중국 최
초의 정토결사인 ‘연사(蓮社: 白蓮社라고도 함)’를 일으킨 소의경전이기도 하여
상당히 광범위하게 유행하였다. 주지하다시피 ‘백련사’는 원흥元興 원년
(402) 7월에 결성되어 지금까지도 결사를 유지하고 있으니, 1600년이 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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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가진 단체이다. 또한 남북조시기에 불교의 궁극적인 목적을 ‘안심’
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보인다. 특히 당대에 정각淨覺이 『능가
사자기楞伽師資記』를 찬술하면서 ‘안심법문’의 기원을 구나발타라求那跋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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羅로 설정하고, 달마가 그를 계승하였다고 밝히고 있지만, 후대에 이르
러서 구나발타라는 언급되지 않는다. 주지하다시피 4권본 『능가경楞伽經』
은 바로 구나발타라가 번역한 경전이다.
달마의 선사상은 바로 『속고승전』의 전기에 보이는 ‘이입사행二入四行’에
서 엿볼 수 있다. 도선은 “그 말과 가르침을 기록하여 책을 만들어 세상에
유포시켰다.”라고 기술하고 있는 것처럼 전기에 기록된 ‘이입사행’은 바로
그 책으로부터 인용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능가사자기』에서는 달마
11) 원대元代 지대至大 원년(1308)에 ‘백련사’를 황제의 명령으로 금지시켰다가 동림사東林寺의 우담보도(優曇
普度, ?-1330)가 『여산련종보감廬山蓮宗寶鑑』 10권을 찬술하여 황제에게 상주하여 그 종지宗旨를 밝힘으로
황경皇慶 원년(1312)에 다시 재개되었고, 그 이후 수많은 왕조의 교체와 전란에도 단 한 차례의 중지됨
이 없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12) [唐]淨覺, 『楞伽師資記』(大正藏85, 1284b) “지금 말하는 安心이란 간략하게 네 가지 종류이다. 첫째는 이
치를 등지는 마음[背理心]으로, 이는 범부의 마음과 같다. 둘째는 이치를 향하는 마음[向理心]이다. 이는
생사를 싫어하고, 열반을 구하며, 寂靜으로 향한다. 이는 각 聲聞의 마음이다. 셋째는 이치에 들어가
는 마음[入理心]이다. 비록 장애를 끊고 다시 이치를 드러내나, 주체와 객체[能所]가 다하지 않았음을 이
른다. 이는 보살의 마음이다. 넷째는 이치의 마음[理心]이다. 이치[理] 밖의 이치가 아니고, 마음 밖의
마음이 아니어서, 이치가 곧 마음이다. 마음은 평등할 수 있으므로, 그 이름을 이치라고 한다. 또한
이치는 비추어서 밝힐 수 있으므로, 그 이름을 마음이라고 한다. 마음과 이치는 평등하므로, 그 이름
을 佛心이라고 한다.[今言安心者, 略有四種. 一者背理心, 謂一同凡夫心也. 二者向理心, 謂厭惡生死, 以求涅槃. 趣向寂靜, 各聲
聞心也. 三者入理心, 謂雖復斷障顯理, 能所未亡, 是菩薩心也. 四者理心, 謂非理外理, 非心外心, 理卽是心, 心能平等, 名之爲理, 理照
能明, 名之爲心, 心理平等, 名之爲佛心.]”
13) [唐]淨覺, 『楞伽師資記』(大正藏85, 1284c) “第二, 魏朝三藏法師菩提達摩, 承求那跋陀羅三藏後, 其達摩禪
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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