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8 - 고경 - 2021년 4월호 Vol.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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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하고, 혹은 수행인[行人]에게 물었으며, 혹은 직접 눈으로 보고 기록하였
고, 혹은 수집한 전기들을 대조하여 검토하였다. 남북조南北朝의 국사國
史에 첨부된 고승들의 덕행들과 시골의 비석들에 새겨진 고승들의 뛰어난
1)
덕을 모두 찰요撮要하여 그들의 뜻과 행적, 그 법기法器를 요약했다.” 라고
밝히고 있듯이 자료의 수집에 철저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도선은 철저
한 율사律師로서 남산율종南山律宗을 개창하였으니, 그가 수집한 자료와 그
를 바탕으로 한 기술은 보다 믿음이 간다고 하겠다. 따라서 『속고승전』을
중심으로 달마-혜가계의 활동과 선사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속고승전』에 실린 보리달마의 전기에 따르면, 달마는 남월(南越;
지금의 廣東省 남부 일대)을 통하여 중국에 도래했다고 하는데, 그로부터 바
다를 통해 입국한 것으로 추정되고, 그 후에 북상하여 북위北魏에 이르렀
다고 한다. 북위에서 달마가 법을 펼치자 “정법定法을 듣고는 많은 비방이
2)
일어났다.” 라고 한다. 당시 달마는 도육道育과 혜가(慧可: 僧可라고도 함)를
만났는데, 그들은 “처음으로 법장法將을 만나 도道에 귀의歸依할 바가 있음
을 알고, 친히 달마를 모시기를 4, 5년이 지나도록 공양을 올리며 법을 묻
3)
자, 그 정성에 감동되어 진법眞法으로 가르쳤다.” 라고 한다. 여기에서 달마
가 가르친 ‘진법’이 바로 ‘이입사행二入四行’이며, 그에 대하여 간략히 소개하
고 있다. 도선은 전기의 마지막에 “그 말과 가르침을 기록하여 책을 만들
어 세상에 유포시켰다. 달마는 자신의 나이가 150여 세라고 하였으며, 돌
1) [唐]道宣, 『續高僧傳』卷1(大正藏50, 425b) “或博諮先達, 或取訊行人, 或卽目舒之, 或討讎集傳. 南北國史附
見徽音, 郊郭碑碣旌其懿德, 皆撮其志行擧其器略.”
2) 앞의 책, 卷16(大正藏50, 551c) “乍聞定法多生譏謗.”
3) 앞의 책, “初逢法將知道有歸, 尋親事之經四五載, 給供諮接, 感其精誠誨以眞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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