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고경 - 2021년 4월호 Vol.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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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떠나서 양변이 융합한 중도적인 유심을 말합니다. 한쪽으로 치우
             친 유물론이나 유심론이 결코 아닙니다. ‘일체유심조’라고 하지만, 그것은
             철학에서 흔히 말하는 유심론이 아닌 것입니다. 그런 것은 변견邊見에 지

             나지 않습니다.

               불교는 변견으로서는 설 수가 없습니다. 완전한 중도적 입장에서라야 모
             든 것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보면 유심唯心도 아니고 유물唯物도 아닙니다.
             유심도 유물도 아니어서 유심과 유물을 완전히 부정하면서 동시에 유심과

             유물이 통하는 세계입니다. 곧 물심불이物心不二인 것입니다. 유심도 아니

             고 유물도 아니면, 결국 물질도 아니고 정신도 아닌 것입니다. 그러나 그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에 가서는 서로서로 융합해서 통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심적으로도 증명이 되어야 하고, 유물적

             으로도 증명이 되어야 합니다. 이 두 가지로 증명이 안 되면 모순이 생기

             게 됩니다.
               생물학에서는 인간의 육체나 또는 동물, 식물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해왔
             습니다. 이들은 아주 미세한 세포로 조직되어 있습니다. 학계에서 이들 세포

             를 연구한 결과, 동물의 세포나 식물의 세포가 똑같음이 증명되었습니다.

               또 근래에 와서 어느 세포나 각 세포 가운데에는 핵산이라는 것이 들어
             있음을 알아냈습니다. 영문 약자로 흔히 ‘디엔에이DNA’라고 하는 것입니
             다. 이 핵산은 순전히 정신적인 역할을 맡아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자

             동적으로 모든 것을 기억해서 서로서로 연락하고 명령을 전달하고 신경을

             지배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핵산은 결코 신경계통의 기관은 아닙니
             다. 각 세포 가운데에는 세포핵이 있는데, 핵산은 그 세포핵 가운데에 존
             재하여 기억력과 활동력을 가진 정신체라는 것이 판명되었습니다. 조금 더

             연구를 깊이 한 생물학자들은 식물과 동물의 세포는 모두 정신 작용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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