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8 - 고경 - 2021년 5월호 Vol.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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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하고 거짓을 꾸며내고 부정하면서 내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불안에 떨
게 된다. 잘못을 숨기려다 보면 자연히 거짓말을 해야 하고, 없던 사실을
꾸며낼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바로 ‘광誑’ 심소의 작용이다.
『금강경』에 보면 여래를 ‘불광어자不誑語者’라고 했다. 부처님은 ‘속이는 말
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나오는 광이 바로 ‘거짓’과 ‘속임’을 뜻한
다. 그런데 중생은 자신의 허물을 덮기 위해 거짓과 속이는 말을 곧잘 한
다. 공직에 나선 후보들도 과거 자신의 허물을 덮고 거짓말로 사실을 왜곡
하기까지 한다. 없는 것을 꾸며내고, 둘러대지만 내면으로는 불안과 초초
함에 시달리기 때문에 번뇌가 된다.
『성유식론』에 따르면 광심소는 “이익과 명예를 얻기 위해[為獲利譽] 교묘
하게 덕이 있는 것처럼 보여서[矯現有德] 속이는 것을 본성으로 삼는다[詭詐
為性]. 속이지 않음[不誑]을 방해하여[能障不誑] 삿되게 살아가는 것을 업으
로 삼는다[邪命為業].”고 했다. 자신의 잘못을 숨기고, 거짓으로 덕을 꾸며내
는 이유는 결국 이익과 명예를 얻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속이
는 사람들은 “마음에 다른 음모를 품고[懷異謀]”있으며, “진실치 못한 삿된
수단으로 살아가는 일[不實邪命事]”에 종사한다고 했다. 허물을 감추고, 과
오를 숨기기 위해 거짓을 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지만 선거에 나
선 후보들을 통해 가장 극명하게 볼 수 있다.
잘못을 드러내는 발로참회發露懺悔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지 않고 은폐하고 거짓말로 꾸며대는 것은 모두
“이익과 명예를 잃어버릴 것에 대한 두려움[恐失利譽]” 때문이다. 『성유식론』
에 따르면 자신의 잘못을 은폐하고 덮는 부심소에 대해 “탐욕과 어리석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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