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고경 - 2021년 5월호 Vol.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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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을 완전히 복구시킬 수가 있었으며, 그러한 사상이 지금까지 불교를 지
배해 오게 되었습니다. 이즈음에는 어떤 학자든지 대승불교가 근본불교-
부처님의 근본 사상을 복구한 운동-이지 결코 뒤에 변질되거나 새롭게 발
전시킨 사상이 아님을 총결론으로써 의심 없이 인정하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의심을 일으켜 의논이 분분하였던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초
전법륜에서 중도만을 말씀하셨지 진여眞如라거나 연기緣起라거나 법계法
界라는 것은 말씀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초전법륜에서 중도를 말
씀하시고 난 뒤에 『잡아함경』과 같은 조그만 경전이 편집되면서 중도를 여
러 가지로 설명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곧 그곳에서는 중도가 바로 진
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여라고 하는 것은 절대입니다. 변동이 없다는
것입니다. 진여는 양변을 여읜 절대의 세계입니다. 동시에 진여는 법계입니
다. 그리고 이러한 진여법계眞如法界는 일체연기법一切緣起法에 의해서 활동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도, 진여, 법계, 연기 이 네 가지는 대승불교의 근
본 골자로서, 이들을 빼버리면 대승불교의 사상은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초전법륜에서 다섯 비구에게 말씀하실 때는 간단히 중도라
하여 양변을 버린 것이라고 말했지만, 뒤에 가서 부연하여 중도를 다양하
게 설하셨습니다. 중도를 설명할 때에는 반드시 연기가 따라오고, 법계가
따라오고, 진여가 따라갑니다. 그러므로 진여, 법계, 중도, 연기 이것을 버
리고 불교를 찾으려 함은 마치 얼음 속에서 불을 찾는 것과 다를 바가 없
습니다.
그러면 이 중도라는 것이 과연 부처님께서 최초로 발견한 것인지 아니면
인도 사상에서 이미 있었던 것인지가 문제가 됩니다. 인도 사상에 대하여
자세히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시대에는 대개의 학자들이 그것은 부처님
의 독창적인 깨달음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곧 부처님의 중도 사상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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