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고경 - 2021년 5월호 Vol.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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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에 대한 이야기를 당신
글에서, “썩 잘생긴 미남에
다가 아주 순한 눈과 이지적
인 콧날을 지녔다. 마치 한
마리 산 사슴 같은 첫 인상
이었다.”고 언급하시면서, 제
호題號를 「고고한 사슴의 자
태, 돈수스님」이라 하셨다.
사진 1. 茶, 필자 습작품, 28x25mm.
필자는 스님의 선방에서
의 생활은 알 수 없으나 27년간의 인연 중에 3년 혹은 5년씩 여러 번 말로
3)
만 듣던 무문관 수행을 하신 것을 목도하였다. 스님께서는 그렇게 열심히
4)
수행을 하시면서 정작 필자에게는 공부 하라는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그
러나 전각篆刻을 해보라는 말씀은 하셨다.
전각의 멋
전각은 문기文氣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문사文士들의 소중한 애호품이다.
까닭은 방촌 의 좁은 공간에 가슴 속에 담고 있는 서권기書卷氣를 압축된
5)
문장이나 그림으로 새겨 넣어 뜻의 생동감을 극도로 고조시키는 장점을
3) 무문관無門關 ; 일정한 기간 동안에 외부출입이 금지된 상태에서 생활하며 수련하는 것으로, 스님께서
는 일주일 분량의 쌀과 된장을 들여보내 주되, 먼저 넣어 준 쌀이 그대로 있으면 죽은 줄 알라며 스스
로 시멘트로 문을 막고 수행하셨음.
4) 공부工夫; 지식智識을 습득習得하는 학습學習과 달리, 진리眞理를 궁구窮究하여 체험體驗하는 일.
5) 방촌方寸; 전각은 사방 한 치(약 3cm)의 정사각형의 옥돌에 새기는 것이 기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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