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8 - 고경 - 2021년 5월호 Vol.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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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우리나라 해남석을 구해 집에 도착해 한손에는 해남석을 들고,
          다른 손으로는 열쇠로 문을 여는 중에 그만 전각석을 떨어뜨려 깨뜨리고
          말았다. 버리는 셈치고 인고印稿 없이 바로 칼을 들고 ‘茶’자를 새겼는데 여

          러 사람이 좋아하는 작품이 되었다(사진 1), 이 일로 무심無心이 제일인 것

          을 깨닫게 되었다. 이렇듯 장점이 많은 전각도 ‘눈[眼]’이 따라주지 않아 새
          기기를 멈추었더니, 백여 점의 모각模刻과 백여 점의 연습작만 곁을 지키
          고 있다.




            차의 음기 제거법 개발


           차의 음기陰氣 혹은 잘못된 법제法製, 혹은 쇠독을 제거하지 못한 무쇠

          솥 등에서 생기는 쇠독을 함유된 차를 많이 마셔 몸에 독이 쌓이는 것을

          ‘차적茶積’이라 한다. 요즈음은 그런 차가 거의 없으나 스님들 가운데 이런
          덖음차를 지나치게 드시고 몸을 상한 분들을 위해 차독을 제거하는 ‘녹차
          우리는 법’을 돈수 스님이 개발하셨다.

                               6)
           처음 ‘차우림 그릇[茶罐]’ 에 덖음차를 넣은 후 냉수를 부어 40초 정도 두
          었다가 물을 버린다. 그리고 끓는 물을 바로 차관에 부어 1-2분 우린 후 마
          신다. 이때 차관의 뚜껑은 닫지 말아야 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2-3탕을
          계속 냉·열 방법으로 반복하면 차도 부드럽고 감미로울 뿐 아니라 차의 성

          격이 따뜻해지는 덖음차의 음기를 제거할 수 있다고 가르쳐 주셨다.







          6)  ‘차우림 그릇’을 우리는 차관茶罐이라 하고 중국인들은 차호茶壺라 부르며 차 담는 통을 우리는 차호茶
           壺라 하고 중국 사람들은 차관茶罐으로 양국은 서로 바꾸어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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