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2 - 고경 - 2021년 6월호 Vol.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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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경사는 602년 신라 진평왕(眞平王, 579-632) 25년에 중국 남조의 진(陳,
          557-589)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지명智明 화상에 의하여 창건되었다. 신
          라에서 처음으로 지어진 흥륜사興輪寺가 완공되어 양(梁, 502-557)나라에서

          사신과 도양유학渡梁留學을 하던 신라 최초의 유학승 각덕覺德을 보내 붓다

          의 사리를 보내오고, 그 흥륜사에 사람들이 출가하여 승려가 된 때가 진흥
          왕(眞興王, 540-576) 5년인 544년이었으니, 그때로부터 약 50여 년이 지난 때이
          다. 약 80년 전에 달마(達磨, ?-?) 대사가 중국에 처음 들어와 만난 사람이라

          고 전승된 이가 바로 이 양나라의 왕인 무제武帝이다. 달마 대사와 황제 보

          살로 불린 양무제가 주고받은 대화는 『벽암록碧巖錄』 등 선종禪宗 문헌에서
          자주 등장하지만, 후대에 창작된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그리고 달마 대사가
          활동한 곳은 북위(北魏, 386-534)였다. 아무튼 무제는 통치기간 50년 동안 율

          령과 제도를 정비하고 나라를 잘 다스리기도 했지만, 불교에 너무 빠져 나라

          도 망하는 길로  들게 하고 자신도 반란으로 결국 죽음을 피하지 못했다.
           역사를 보면, 중국의 남북조시대에 남조의 양나라 다음에 들어선 나라
          가 진나라이다. 진흥왕 26년 565년에 북조 나라인 북제(北齊, 550-577)의 무

          성황제(武成皇帝, 561-565)가 조서를 내려 진흥왕을 ‘사지절使持節 동이교위東

          夷校尉 낙랑군공樂浪郡公 신라왕新羅王’으로 삼았고, 그해 진나라에서는 사
          신 유사劉思와 승려 명관明觀을 보내오고 불교 경론 1,700여 권을 보내주었
          다. 다음 해인 566년에는 기원사祇園寺와 실제사實際寺가 완공되었고, 이해

          신라 최대 불사이자 최대의 호국사찰인 황룡사皇龍寺도 준공되었다.

           신라도 북조의 북제와 남조의 진나라에 사신을 자주 보냈다. 진흥왕이
          세상을 떠난 해인 576년에는 안홍安弘 법사가 남북조시대를 마감하고 통일
          국가로 출범한 수나라에서 불법을 공부하고 인도 승려 비마라毗摩羅 등 두

          승려와 귀국하면서 『능가경楞伽經』과 『승만경勝鬘經』 및 붓다의 사리를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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