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고경 - 2021년 6월호 Vol.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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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므로 첨 심소는 넓은 의미에서 탐貪 심소의 일부분이며, 부질없는 것
             에 매달리는 것이므로 치癡 심소의 일부분이기도 하다.

               『성유식론』에 따르면 첨諂 심소에 대해 “남을 끌어들이기 위해서[為網他
             故] 교묘히 본심과 다른 행동을 보이며[矯設異儀] 거짓으로 굽신거리는 것을

             성질로 한다[險曲為性].”고 했다. 다른 사람의 환심을 사서 자신의 뜻을 관
             철할 목적으로 진심을 숨기고 거짓으로 순종하는 체 하고, 상대의 기분을
             맞추어 행동하는 것이 아첨의 성질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본심을

             어기고 아첨하는 것은 자신의 감정에 상처를 남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아첨은 타인에 의한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인 행동이라는 점
             이다. 그 이유는 “아첨해서 굽히는 사람[諂曲者]은 남을 끌어들이기 위해[為
             網帽他] 적절한 때에 따라 숙이고 따르며[曲順時宜] 교묘한 방법을 동원하여

             [矯設方便] 남의 마음을 사로잡거나[為取他意], 혹은 자기의 허물을 숨기기

             위함[或藏己失].”이다. 여기서 아첨하는 이유는 첫째는 상대의 마음을 사로
             잡기 위함이고, 둘째는 자신의 약점을 숨기기 위함임을 알 수 있다. 상대
             의 호감을 사거나 또는 자신의 약점 때문에 마음에 없는 말과 행동으로 순

             종하는 것이 아첨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사회적 동물인데, 상대가 있는
             삶에서는 항상 당당할 수만은 없다. 거래를 따내기 위해 바이어에게 없는
             칭찬을 해야 하고, 집안의 평화를 위해 마음에 없는 말도 해야 한다. 사람

             은 누구나 마음대로 행동하고 싶은 법인데 자신의 마음과 반대로 행동해

             야 하니 여기서 갈등과 번뇌가 초래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겸손도 아첨으로 보아야 할까? 겸손과 아첨의 차이는 진실성과
             이해득실로 가려질 것이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말과 행동이라면 아첨이 아

             니라 겸손일 것이며, 이해득실과 무관하게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라면 아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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