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고경 - 2021년 7월호 Vol.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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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7】  ①또한  철오徹悟하여  실         ✽ ①또한 깨달음을 증득했다는 그
          증實證한 형적形跡도 오히려 심중心              자취도 오히려 마음에 두는 것을 용
          中에  용납하지  않거든  하물며  신           납하지 않거늘 하물며 ‘믿음’과 ‘이

          해信解리오. 순전히 이는 식정망견識             해’는 말해 무엇 하겠는가! (믿음과

          情妄見이니 그 지도至道의 본체에 친             이해를 말하는) 이런 것들은 오직 범
          하려  할수록  더욱  소疎하여지고,            부의 견해이며, (이런 견해로) 깨달음
          근近하려 할수록 더 원격遠隔하여진              의 지극한 본체에 가까이하면 할수

          다. 그리하여 자신도 대도를 회통하             록 (본체와) 멀어지고 (그것에) 근접하

          지 못하였는데 어찌 타인으로 하여              면 할수록 오히려 더욱 멀어질 뿐이
          금 회통케 하리오. ①且悟證之跡도              다. 자기 자신이 깨달음을 체득하
          尙不容於心이어늘  何況信解리오                지 못하는데 어찌 다른 사람들을

          純是情見이니 其於至道之體에 愈                가르쳐 진리와 이치를 깨닫도록 하

          親而愈疎하고  益近而益遠하야  自              겠는가! (『중봉록』)
          不能會于道어니  安能使人會道之

          理哉아. (①『中峰錄』 十一之下, 『頻伽藏
          經』85, p.280)



          【평석】 선문의 정통사상은 이것이다.            ✽ 선문의 정통 사상은 이것이다.

          중봉 국사中峰國師는 임제직전臨濟直              중봉 스님은 임제의 정통 맥脈을 이
          傳의 정안으로 선문의 표준이다.               은 분으로 올바른 선지식이자 선문

          구경무심지를 철증하였어도 그 증               의 표준이다. ‘그릇된 생각 없는 궁
          득한  형적形跡이라도  있으면  정안            극의  경지[究竟無心地]’를  철저하게
          이 아니다. 해오는 대도大道에 완전             증득했어도 증득했다는 흔적이 있

          히 배치되니 거론할 필요조차 없을              으면 올바른 선지식이 아니다.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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