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고경 - 2021년 7월호 Vol.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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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수설하나 ‘궁극의 이치[向上一竅]’
                                          를 꿈에도 보지 못한다.”고 지탄했
                                          다. 이로써 달마선이 점수에 있다

                                          함은 규봉이 마음대로 ‘지어낸 이

                                          야기[臆說]’임을 알 수 있다.


          【강설】 규봉이나 보조의 견해에 따른다면 돈오점수가 선종의 정석인 것처

          럼 되는데 이는 큰 착오다. 달마 문하 5가7종의 대종사치고 ‘일념불생一念

          不生 전후제단前後際斷’의 무심경계를 거치지 않고 견성한 이는 한 분도 없
          다. 또한 승묘경계인 ‘일념불생 전후제단’의 무심경계마저 제8 마계라 하여
          다시 그 자리에서 크게 깨치고 크게 살아나야 정안종사라 하였다.

           규봉은 돈오돈수는 너무 어려워 우두 법융 선사 같은 분에게만 해당되

          고 다른 사람은 모두 돈오점수한 이라 여겼다. 그러나 살펴보면 달마 문하
          정안종사들은 한결 같이 돈오돈수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 생각도 일어나
          지 않고 앞뒤가 뚝 끊어진 무심경계마저 뛰어넘은 분들이 종문의 정안종사

          이다. 그래서 “돈이란 일체망념을 끊어 없앤 것이요, 오란 깨쳤다는 그 자취

          마저 찾아볼 수 없는 것”이라고 하였으니 돈오점수를 달마정전이라 한다면
          얼마나 큰 착오인가? 달마정전의 견성이란 곧 돈오돈수로서 온갖 병이 다
          나아 다시는 약이 필요 없는 자유자재한 사람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규봉은 『도서』에서 우두를 높이 쳐 “돈오돈수한 이는 우두와 같은 분에

          게 한정된다.”고 하였다. 허나 『전등록』을 살펴보면 황벽 선사는 “4조 문하의
          우두융 대사가 설법은 종횡무진으로 하였지만 향상일로向上一路의 문빗장
          은 몰랐다.”며 달마정전의 깊은 뜻은 몰랐다고 일침을 가하였다. 모름지기

          이런 안목을 갖추어야만 달마와 육조의 후손이라 할 수 있다. 우두를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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