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 - 고경 - 2021년 7월호 Vol.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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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 규봉의 천견淺見으로서는 마                각을 일시에 없애고 ‘태어남 없는
             조의  원증심경圓證深境을  이해할               이치[無生法忍]’를  철저하게  깨달았
             수 없는 것은 사실이나, 환자인 규              으므로 돈수도 필요 없다. 이해적

             봉이 완쾌한 마조를 용약用藥하지 않              깨달음을  주장하는  규봉의  얕은

             는다고 비난 공격함은 소아의 맹희盲              견해로는 마조의 결함 없이 깨달음
             戱로 천하가 폭소할 일이다. 달마정              깊은 경지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전達磨正傳은 망멸증진妄滅證眞하여                사실이나,  환자인  규봉이  완쾌한

             병차약제病差藥除하였으므로 환자                 마조에게 약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인 규봉은 상대의 가치도 없다.                비난 공격함은 어린아이의 ‘봉사놀
                                              이[盲戱]’ 같아 천하가 크게 웃을 일
                                              이다. 달마가 올바르게 전한 가르침

                                              은 ‘그릇됨을 없애고 참다움을 증

                                              득[妄滅證眞]’해 병이 나아 약이 필
                                              요 없으므로 환자인 규봉의 말은
                                              상대할 가치도 없다.




             【강설】 마조는 병이 다 나아 약이 더 이상 필요 없는 분이지만 규봉은 병
             세가 여전한 자이다. 마조의 돈오는 일체망상이 다 끊어진 것이지만 규봉
             의 돈오는 일체망상이 여전하다. 그러니 규봉이 마조를 제대로 보았을 리

             가 없다. 갖가지 병으로 온몸이 만신창이인 자가 멀쩡한 사람보고 “너는

             왜 약을 먹지 않느냐?”며 되레 이상하게 여긴다면 그게 제정신인 사람이
             겠는가? 남들도 다 자기와 같은 줄 아는 멍청한 소리이다. 규봉이 마조를
             비난하는 것이 꼭 그와 같다. 아픈 사람이 멀쩡한 사람을 욕하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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