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고경 - 2021년 7월호 Vol.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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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별처럼 여기는 사람과 우두를 발가락에 낀 때만큼도 여기지 않는 사람,
이 둘 중 과연 누가 장한 사람일까? 무심의 신묘한 경계마저 발로 걷어 차
버리는 출격대장부가 되어야 한다.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팔이고 다리고
온전한 구석 한 곳 없으면서 깨쳤느니 도리를 알았느니 떠들고 다닌다면 얼
마나 우스운 노릇인가? 정안종사인 황벽은 우두 같은 분도 바로 깨치지 못
했다고 일격에 배척했는데 우두보다 못한 이들이야 말해 무엇하랴?
【13-15】 ①각각 반조反照하여 보아 ✽ ①각자가 돌이켜 관찰해 병이
서 유병有病하면 치료하여야 하고 있으면 치료하고 병이 없으면 약도
무병無病하면 용약用藥할 필요가 없 필요 없다. (『도서』)
느니라. ①各各反照하야 有病卽
治요 無病勿藥이니라. (①『都序』, 『大
正藏』48, p.411b)
【평석】 해오는 유망유병有妄有病이므 ✽ ‘이해적 깨달음[解悟]’은 그릇됨
로 점수의 법약法藥이 필요하다. 그 이 있고 병이 있으므로 ‘조금씩 닦아
러나 견성은 무망무병無妄無病인 원 나가는 수행[漸修]’이 필요하다. 그러
증圓證이므로 용약用藥하지 않는다. 나 참다운 본성을 체득한 것은 그릇
됨도 없고 병도 없는 ‘원만한 증득
[圓證]’이므로 약이 필요치 않다.
【강설】 병이 있으면 약을 써 치료해야 한다는 규봉의 말은 참으로 옳은 말
이다. 허나 병이 여전한 이를 온전한 이로 여기거나 온전한 이를 병든 이
로 여긴다면 큰 착오다. 종문에서의 보임이란 자유자재한 대무심삼매大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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