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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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민족에 큰 손해를 줄 뿐 아니라 자기도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도자의 자격이란 참으로 사리사욕을 완전히 버
린 무아無我사상에서 전체를 위해 사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조그마한 기업의 경우에도 그렇습니다. 예전에는 기업을 기업주 개인의
재산인 것으로만 알았습니다. 기업주가 개인 재산을 자꾸 축적하고 키우
기 위해 기업을 한 것입니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그는 결코 올바른 경영
주가 아닙니다. 기업이란 것은 종업원 전체를 위한 기업이지 사장 한 사람,
기업주 한 사람을 위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기업주만을 위한 기업이란 이
지상에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기업주는 개인의 사리사욕을 버리
고 오직 기업인 전체, 노동하는 사람 전체를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
야 기업인 전체가 잘사는 동시에 그 기업도 자꾸자꾸 발전해 나아갈 것입
니다. 기업이든 단체든 국가든 간에 지도자는 자기 개인만을 위한 지도자
가 되지 말고 전체를 위한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 그렇습니다. 오늘날 흔히 말하듯이 기업은 망해도 기업주는 흥한다는 말
이 있습니다만, 스님의 말씀은 동서고금을 통해서 역사적으로도 환히 증명되
는 말씀입니다. 제가 알기로 큰스님께서는 세상에 드러나는 일은 몹시 싫어하
십니다. 그래서 찾아온 기자들도 번번이 만나지 않고 계십니다. 그런데 얼마
3)
전에 『선문정로禪門正路』 란 책을 출판해서 법공양 비매품으로 종단 안팎으로
널리 나누어주셨습니다. 책을 펴시게 된 동기라 할까, 스님의 생각을 말씀해
3) 1981년 도서출판 장경각에서 ‘성철스님 법어집 제2집 제2권’으로 간행한 책. 선문의 돈오법頓悟法을 바
로 알리기 위해 60여 권의 경론과 선서禪書 등을 인용하여 19장으로 구성된 책이다. 1990년 내용을 보
완하여 제3판을 발간하였으며, 2006년에는 『선문정로 - 옛 거울을 부수고 오너라』는 제목으로 다시
간행하였다. 이 책은 80년대 말부터 한국불교계에 돈점논쟁을 촉발시킨 저술이라는 점에서 불교사적
의의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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