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0 - 고경 - 2021년 9월호 Vol.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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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석탑(국보 제10호)을 비롯하여, ‘실상사수철화상능가보월탑實相寺秀澈和尙
          楞伽寶月塔’(보물 제33호), 실상사수철화상능가보월탑비(보물 제34호), 실상사의
          석등(보물 제35호), 실상사 부도(보물 제36호), 실상사 삼층석탑(보물 제37호) 2

          기가 있다. 홍척 대사의 부도탑과 비를 말하는 ‘실상사증각대사응료탑實相

          寺證覺大師凝寥塔’(보물 제38호), 실상사증각대사응료탑비(보물 제39호), 백장암
          의 석등(보물 제40호), 실상사 철제여래좌상(보물 제41호), 백장암의 청동은입

          사향로百丈庵靑銅銀入絲香爐(보물 제420호), 실상사 약수암목조탱화實相寺藥水
          庵木彫幀畵(보물 제421호) 등이 있다. 증각대사탑證覺大師塔은 홍척洪陟 대사

          의 사리를 모신 승탑이다. 이는 극락전을 바라보고 왼쪽에 서있으며, 그의
          제자인 수철 화상의 승탑은 그 반대편인 오른쪽에 서 있다. 홍척 화상의
          승탑은 신라 승탑의 전형적인 양식인 8각 원당형圓堂形의 모습이다. 8각 2

          단의 아래받침돌 위에 올려져 있는 가운데받침돌의 각 면에는 공양비천

          상供養飛天像과 보살좌상이 조각되어 있다. 몸돌은 단면이 8각으로 모서리
          마다 기둥이 있고, 앞뒷면에는 문비門扉가 새겨져 있으며, 문비의 좌우에
          는 사천왕상이 새겨져 있다. 아름답고 고졸한 맛이 역사의 깊이를 느끼게

          해준다. 이 승탑은 홍척 대사가 입적한 9세기 후반에 세워진 것으로 보인

          다(사진 12). 실상사에는 담장 밖에 있는 편운 화상탑을 비롯하여 곳곳에
          승탑이 많은데, 이는 실상사의 비중과 찬란했던 시기를 우리에게 말해주
          고 있다.

           수철 화상에 대해서는 역사 문헌이나 기록에는 보이지 않고 오로지 실

          상사에 서 있는 수철 화상 탑비에 의해 그의 행적을 알 수 있다. 수철 화
          상은 815년 진골 가문에서 태어나 어려서 일찍 부모를 여의고 15세에 연
          허緣虛 율사에게 출가하고 실상사의 증각證覺 대사, 즉 홍척 대사 아래서

          공부했다. 수철 화상은 신라 왕실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는데, 그는 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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