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4 - 고경 - 2021년 9월호 Vol.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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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3. 수철 화상 비 앞면. 사진 14. 수철 화상 비 뒷면.
는 것이기에 이를 해결하는 길도 인간에게서 찾아야 하며, 그것은 모든 것
이 공한 것임을 깨우칠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인가? 인간
이 만물이 공한 것임을 깨우치면 욕망도 사라지고 욕망이 사라지면 고통
이나 두려움도 없어지고 싸움도 하지 않고 겸허하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온
생명체가 함께 평화롭고 자유로이 살아가게 된다는 것인가? 그리고 그들
은 이를 실천하여 보임으로써 그 진리를 증명한 것인가?
그런데 왜 불교를 수용한 인간들은 여전히 권력투쟁을 하고 죽고 죽이
는 싸움을 계속했으며 권력을 쥔 자들은 백성들을 죽이고 쥐어짜며 그들
의 호의호식을 추구하였는가? 그때 구도의 길을 간다고 한 수행자들은 어
떤 역할을 했으며 무슨 영향을 끼쳤는가? 화엄세계니 대동大同 사회니 하
는 것은 과연 유토피아를 제시한 것인가? 이것이 유토피아라면 한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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