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3 - 고경 - 2021년 10월호 Vol.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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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뿐이다. 삼국의 불교 전래는 『일본기日本紀』와 『후주서後周書』 등의 내
용을 강綱으로 하고, 『삼국사기三國史記』의 기록을 목目에 두어 단편적인 불
교 전래 기사를 보완하는 형식을 취했다. 고려 불교는 국사國師·왕사王師
등 승직僧職과 그에 따른 복색服色의 구분, 불상과 의식구儀式俱, 송宋과 요
遼의 대장경 하사 등의 다양한 내용을 수록하고 있다. 반면 조선시대 불교
에 대한 소개가 단 1건에 불과한 것은 조선의 불교 탄압이 일차적 요인으
로 작용하고 있었다. 아울러 명나라의 불교가 쇠퇴기를 맞이하였고, 불교
에 대한 국가적 통제와 배불론排佛論 등으로 그 내용이 소략한 것과 관계
가 깊다.
‘사찰’조는 전체 28개의 사찰을 수록했는데, 시대별 분포는 통일신라 1,
고려 26, 조선 1개 사찰로 구성되어 있다. 사찰은 연혁부터 관련 설화와 편
찬자 한치윤의 답사를 통한 고증 등에 관한 내용이 정리되어 있다. 내용의
출처가 대부분 중국의 역사서인 까닭에 고려가 중국에 대한 사대事大의 예
를 표시하는 부분이 나타나기도 한다.
‘명승名僧’조는 고대에서 조선까지 전체 68명의 승려를 수록하고 있다. 시
대별 분포는 조선의 승려가 2명에 불과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고대의 승려
가 50여 명이나 차지하고 있다. 명승조에서 주목할 것은 중국의 불서佛
書인 『전등록傳燈錄』에 수록되어 있는 우리나라 스님들을 소개했다는 것이
다. 도의道義와 무염無染·품일선사品日禪師와 같이 신라 말의 선종 개창조
와 도선道詵·의천義天과 같은 고려의 대표적인 스님들에 관한 기록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인 병자病者를 구해 준 신라의 무명승無名僧과 중국
에서 활동했지만 행적을 알 수 없는 스님들을 소개했는데, 『원시선元詩選』·
『열조시집列朝詩集』과 같은 중국의 시집에서 이들과 관련된 시를 찾아내 그
행적의 실마리라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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