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5 - 고경 - 2021년 10월호 Vol.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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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졸업한 후 『망월불교대사전』 편집에 참여했는데, 이 사전은 지금까지
도 그 방대함과 엄밀성으로 유명하다. 또한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저명한
인도학자였던 막스 뮐러에게 불교학과 산스크리트를 배워 온 난조 분유(南
条文雄)가 주도한 『대일본불교전서』의 편찬에서도 역할을 담당했다. 이뿐
아니라 『불교대연표』, 『불가인명사서』의 제작에 관여하기도 했다.
1911년에는 정토진종의 종립대학인 오타니대학의 도서관장에 취임했고,
1913년부터는 도다이지(東大寺) 화엄종 권학원 강사, 호류지(法隆寺) 편찬 촉
탁 등을 맡았다. 1918년 4월에는 임제종대학(현재 하나조노대학)의 교수가 되
었다. 그는 1922년 3월부터 약 두 달간 조선의 고도와 사적을 탐방하고 의
천 관련 자료를 조사하는 한편 고려대장경 일부를 인출했다. 다음해의 중
국 방문 때도 3월 23일에 조선으로 와서 경성과 평양을 거쳐 4월 4일에 북
경으로 갔다. 이후 5월 16일까지 한 달 반 동안 석굴 사원으로 유명한 운
강과 용문 등을 답사하고 소주와 항주 일대까지 둘러보았다. 그 결과물로
나온 것이 『조선지나순례행』」(1930)이라는 책자이다. 1924년에는 천태종 히
에이잔(比叡山) 전수원의 강사를 했고, 1931년 5월부터 1943년까지 오타니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그의 연구 업적을 살펴보면, 1934년에 중국 및 한국 불서의 사본 등을
다수 보유한 가나자와(金澤)문고의 자료를 조사했고, 교장과 관련하여 고
산지(高山寺)본 『신편제종교장총록』을 영인했는데 17세기 일본의 사본 및 간
본을 부록에 함께 넣어 자료적 가치를 높였다. 69세의 나이가 된 1947년
에는 『고려속장조조고』의 연구사적 의미를 인정받아 도쿄대학에서 문학박
사를 받았다. 이 책은 의천의 교장에 대한 본격적인 첫 연구서로서, 의천
의 입송과 전적 수집, 목록 편성과 불서의 판각 및 유통, 그리고 의천의 사
상과 신앙, 『원종문류』와 『석원사림』의 편찬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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