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0 - 고경 - 2021년 10월호 Vol.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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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내용은 동일하다. 불교의 윤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삼계·육도의 개념
          부터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삼계·육도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윤회를 이해하는 수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불교에서는 세계를 세간世間과 출세간出世間으로 구분한다. 세간은 윤회

          의 세계를 말하고, 출세간은 윤회를 초탈한 열반의 세계를 말한다. 세간을
          삼계三界라고도 한다. 삼계란 욕계欲界(kāmaloka)·색계色界(rūpaloka)·무색
          계無色界(arūpaloka)이다. 불교에서 세계를 삼계로 분류한 것은 오도五道와

          사생四生을 세계에 배치시키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중생을 태어나는 방식에 따라 네 가지 종류로 분류한다. 즉 사생四生
          (catasso yoniyo)이 그것이다. 사생이란 태생胎生(jalābujā)·난생卵生(aṇḍajā)·
          습생濕生(saṃsedajā)·화생化生(opapātikā)이다. 태생이란 사람이나 짐승처럼

          모태母胎에서 태어나는 것을 말하고, 난생이란 새처럼 알에서 태어나는 것

          을 말하며, 습생이란 모기처럼 습지에서 태어나는 것을 말하고, 화생이란
          천계天界 또는 지옥처럼 앞의 세 가지 생生 이외에 자연스럽게 화생하는 것

          을 말한다.(MN.Ⅰ.73)
           오도와 사생을 세계에 배치한 삼계는 다음과 같다. 욕계란 욕망이 성행

          하는 곳으로, 지옥에서부터 천天의 일부까지 포함하며, 사생은 모두 욕계
          에 속한다. 색계와 무색계란 순전히 천계天界인 동시에 모두 화생化生에 속
          하며, 둘 다 선정력禪定力이 뛰어난 곳이지만, 색계에는 아직 물질적(신체적)

          활동이 남아 있고, 무색계에는 그런 활동이 없기 때문에, 그 명칭을 따로

          구분한 것이다.
           불교의 세계관에 따르면, 삼계는 수메루(Sumeru, 須彌山)를 중심으로 그
          주위에 위치하고 있다. 욕계는 수메루의 아랫부분에, 색계는 중간 부분에,

          그리고 무색계는 그 정상에 있다. 그런데 부파불교에서는 삼계를 실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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