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고경 - 2021년 10월호 Vol.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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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초의선사 휘호 차선.


          면 과거 경험이 감각에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를 마실 때 과거에 맛

          보았던 경험이 제거되면 차맛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알 수 있게 되고, 그
          것이 선의 맛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첫맛과 차맛의 변화를 알아차리면 과거에 마셨던 차맛을 상기하여 지금

          느끼는 맛과 비교 분별한다든지, 지금의 맛에 홀려 환상이나 공상을 일으

          켜 미래로 흘러가지 않게 된다. 즉, 차맛의 변화 속에 있는 그대로의 첫맛
          을 감지하고 그 차맛이 말을 떠나고 생각을 떠난 선禪맛으로 반조된다. 그
          때 차맛과 선은 둘이 아닌 한맛[一味]이 된다. 그래서 차선일미가 아니라 일

          미차선이다. 무미의 한 가지 차맛을 통하여 한맛의 선으로 가기 때문이다.



            첫맛 알기     3)



           첫맛 알기의 단계를 설명해 보자.

           첫말 알기의 첫 단계는 말 그대로 그냥 마시면서 느끼는 맛으로, 차를
          마시는 순간 맛이 어떠하다고 반응하는 맛의 단계를 이른다.




          3) 지운, 『찻잔 속에 달이 뜨네』, pp.37-44, 도서출판 법공양(199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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