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고경 - 2021년 10월호 Vol.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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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자비선사 일주문.

               두 번째 단계는 차맛과 그 차맛을 보는 정신작용이 다름을 아는 것이다.
             마치 거문고를 켤 때 거문고 줄이 진동하고 소리가 나는 것과 같다. 거문

             고를 거듭 켜지 않는 이상, 점차 그 진동은 줄어들면서 마침내 멈춘다. 이

             처럼 정신을 차맛에 고정시켜 맛을 보면 생각의 이미지와 진동이 점차 멈
             추면서 차맛을 보는 정신작용과 차맛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세 번째는 차를 마시면서 차맛이 변한다는 사실을 알기 시작하는 단계

             다. 자세히 차맛을 보면 차맛이 변화하는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게 되며,

             번뇌망상이 끼어들 틈이 없어져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때 차맛의 변화를 놓
             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운스님은 강조한다. 변화를 알아차리는
             것이 곧 마음이 깨어 있는 상태이며 존재의 실상實相을 바로 보는 것이다.

               네 번째 단계는 맛의 공통점을 아는 것이다. 앞의 단계가 차맛의 변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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