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고경 - 2021년 10월호 Vol.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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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인식 주체인 의식 자체에도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이때는 앎만이 있을 뿐,
대상에 대한 인식이나 의지력, 지적知的 활동의 간섭에서 완전히 자유롭다.
현대인들은 수많은 대상에 이끌리고 집착하면서 살고 있다. 하나의 대
상에 집중함으로써 내부의 모든 방해물들을 제거하는 데 일단 성공하면,
그 다음엔 관심을 집중시켰던 하나의 대상물조차 버릴 수 있게 된다. 즉,
차수행자가 차맛[대상]과 하나가 되는 순간, 대상으로서의 차맛[대상물]은
저절로 사라진다. 그리고 마침내 어떤 것에도 묶임이 없는 자유로움을 만
끽할 수 있게 된다.
첫맛 차茶 - 첫맛은 이렇게 -
차 마실 때
그냥 느끼는 맛이 첫맛이라네
과거에 맛보던 것과 비교하지 말게
고정관념으로 맛보는 것도
차에 대한 모독이라네
집중되지 않을 때
지그시 눈을 감고
맛을 음미하게
바로 그때
달빛 속 고요한 송광사처럼
아무 생각 없이 느끼는 차맛이
첫맛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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