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0 - 고경 - 2021년 10월호 Vol.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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爲法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위 중에서 마음의 작용에 관한 항목을 심소법心所法이라고 하는데, 심
소법은 51가지로 분류된다. 이미 고찰한 바 있는 변행심소 5가지, 별경심
소 5가지, 선심소 11가지, 번뇌심소 6가지, 수번뇌심소 20가지, 부정심소 4
가지가 그것이다. 이 가운데 앞으로 살펴볼 내용은 20가지의 수번뇌심소隨
煩惱心所에 속한 대수번뇌심소이다. 수번뇌隨煩惱란 ‘수반되는 번뇌’라는 뜻
으로 탐貪, 진瞋, 만慢, 무명無明, 견見, 의疑라는 6가지 근본번뇌에 수반하
여 일어나는 번뇌를 말한다. 수번뇌심소는 다시 10가지 소수小隨, 2가지 중
수中隨, 8가지 대수大隨로 구분된다.
이상과 같은 유식의 복잡한 체계 속에서 대수번뇌심소의 위치를 살펴보면
‘오위백법 > 심소법 > 번뇌심소 > 수번뇌심소 > 대수번뇌심소’라는 좌표를 갖
는다. 8가지의 대수번뇌심소는 불신不信, 해태懈怠, 방일放逸, 혼침惛沈, 도
거掉擧, 실념失念, 부정지不正知, 산란散亂이다. 이들 항목 앞에 ‘대大’라는 수
식어가 붙는 이유는 번뇌에 물든 마음[染汚心]에는 항상 이들 8가지 번뇌가
수반되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는 불신과 해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불신, 믿음의 결핍으로 게으름을 낳는 번뇌
성철스님은 ‘신심信心이 보타산’이라고 했다. 관세음보살님이 계시는 곳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른 믿음이 있는 곳이 곧 관세음보살님이 계시는
보타산이라는 것이다. 종교란 하나의 신념체계임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실
제로 종교에서 모든 권능과 실천은 믿음을 바탕으로 일어난다. 믿음이 없
다면 어려운 3천배를 한다거나 천일기도 같은 신행을 할 수 없고, 힘들게
모은 재산을 흔쾌히 보시할 수도 없다. 수행을 하고 보시를 행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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