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3 - 고경 - 2021년 10월호 Vol.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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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터 게으름을 뜻하는 해태懈怠 심소가 생겨난다.


                해태, 당장은 편안하나 자신을 망치는 번뇌




               대수번뇌심소의 두 번째 항목은 해태懈怠(kausīdya) 심소이다. 해태는 ‘게
             으른 심소’로서 부지런함[勤]의 반대를 뜻한다. 생각이 게으르면 선행을 닦
             으려 하지도 않고, 악을 방지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 결과 수행자의 궁

             극적 목표인 성불을 향한 수행을 가로 막는 장애가 된다. 『성유식론』에서

             는 해태懈怠 심소에 대해 “선善으로 악함을 닦고[於善惡品修], 악품을 끊는
             일에 대해 게으른 것이 본성이다[斷事中懶惰爲性]. 정진을 방해하여 번뇌에
             물듦을 키우는 것이 작용이다[能障精進增染爲業].”라고 설명했다.

               선으로서 악한 성품을 닦고 개선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이 마음의 게

             으름, 즉 해태 심소이다. 마음이 게으르면 자연히 번뇌가 자라나게 되고,
             마음은 그 번뇌에 지배받게 된다. 이처럼 믿음이 부족하면 스스로 마음이
             번뇌에 물들고, 다른 심소까지 부정적 영향으로 물들게 만든다. 자신을 믿

             고,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은 고난과 역경이 닥쳐도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노력해도 안 될 것이라는 불신을 갖
             고 있으면 고난과 역경에서 벗어날 생각을 하지 못한다. 그런 생각에 사로
             잡히게 되면 삶은 게으름의 지배를 받게 된다. 나태한 마음으로 살면 당장

             은 편할지 모르지만 결국 자신의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다.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어려운 시절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믿
             음이 있는 사람은 오늘 하루도 성실한 자세로 내일로 향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불신이라는 잡초를 제거하는 것은 스스로 움츠려드

             는 나태함을 떨치고 삶의 활기를 충전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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