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1 - 고경 - 2021년 11월호 Vol.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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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혔듯이 국내 측 자료와 외국 측 자료로 ‘서로
의지해서 이용한다(相依而行)’는 상호보완적 입
장이 담겨 있다. 아울러 본문의 부실한 내용
을 보완하고 그 오류를 바로잡는 객관적 연구
를 위한 인용 자료의 효과적인 활용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요컨대 「석지」는 『삼국사기』를 비롯한 우리
나라 기록도 탈락된 것이 많아서 고대에 관한
『해동역사』의 표지.
것을 충분히 알 수 없고, 중국 측의 동사東史
관계도 불충분하여 이들의 부족한 점을 보충함과 동시에 체계적인 불교사
를 이루어 보려고 했다. 그러므로 「석지」는 중국이나 일본의 서적에 수록
된 조선불교 기사만을 수집해서 항목에 따라 나열한 자료집에 불과한 것
은 아니다. 자료의 배열에는 저자의 주관이 나타나고, 자료에 대한 저자의
감상과 고증과 비판이 ‘안설’로 제시됨으로써 저자의 불교사 의식과 학구
적 안목이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대동선교고』와 『해동역사』 「석지」의 편찬은 우리나라 역사가 중국과 대
등하고 결코 뒤지지 않았다는 조선 후기의 자주적인 역사 인식이 전제되
어 있다. 더욱이 두 사서는 다양한 자료 수집과 면밀한 고거주의를 기초
로 편찬되었다는 점에서 객관적이고 실증적 성격이 강하다. 불교사라고
해서 단순히 자료집의 성격만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두 사서의 편
찬이 비록 종교적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조선 후
기 역사서 편찬의 궁극적인 목적과 불교사적인 측면에서의 의미는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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