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5 - 고경 - 2021년 11월호 Vol.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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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중국 전역을 다니
며 화북의 교종과 북
종선도 보고 남방에
서 혜능선사가 주석
하였던 조계산曹溪
山의 보림사寶林寺를
방문하고 건주虔州
공공산龔公山의 보화
사寶華寺에 주석하고
있던 서당지장西堂智
사진 2. 구양순 해서 사진 3. 저수량의 해서
藏(735-814) 선사 문 황보탄비皇甫誕碑. 안탑성교서雁塔聖敎序.
하로 들어가 법을 전
수 받아 남종선의 정통 법맥을 이어받았다. 백장회해百丈懷海(749-814) 선사
등 당대의 여러 선장들을 만나며 남종선을 수행한 다음 신라로 귀국하여
경주에서 멀리 떨어진 설악산에 터를 잡고 지금의 양양 진전사陳田寺에서
남종선을 조용히 전파하였다.
이 당시만 해도 신라에서는 아직 남종선이 낯선 것이고 경주의 왕실을
중심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화엄종에서는 경전을 중심으로 관법觀
法으로 수행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고 있어서 신라의 중심에서는 이런 남
종선은 마귀의 말(魔語)이라고 하며 배척되고 불신되어 쉽게 수용되기 어
려운 상황이었다. 그리하여 그 제자인 염거廉居(?-844) 대사 역시 설악산 억
성사億聖寺에서 스승의 도맥을 이어 선종을 전파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도
의선사에게 불법을 듣고자 모여드는 사람들이 산을 가득 메웠고, 염거선
사에게 배우고자 모여든 사람들도 수없이 많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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