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5 - 고경 - 2021년 11월호 Vol.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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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개의 원래의 현판은 박물관에 보관하고 있고, 현재 걸려 있는 것은
다시 제작하여 단 것이다.
일주문을 지나면 ‘사천문四天門’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 천왕문을 만난
다(사진 10). 이 천왕문은 석등, 대적광전, 천향각의 건물과 일직선상에 놓
여 있다. 대웅보전은 이 일직선과 직각을 이루는 방향에 놓여 있다. 대웅
보전에서 보면, 앞마당의 왼쪽에 천왕문이 있고 오른쪽에 대적광전이 있
다. 매우 특이하다. 천왕문 안에 봉안된 사천왕상은 1780년(정조 4)에 조성
된 국내 목각 중에서 대표적인 것으로, 최근 중수하여 옛 모습을 그대로
복원하였으나 복장 속의 비장품은 도굴꾼들에 의하여 이미 파괴되었다고
한다.
대적광전 앞에는 삼층석탑이 쌍으로 동서로 나란히 서 있고 그 두 개의
석탑 사이에 석등이 서 있다. ‘쌍탑 1금당’의 가람배치에서 그 문법대로 석
등이 놓여 있다. 삼층석탑과 석등은 모두 870년 경문왕景文王(861-875) 10
년에 건립된 것으로 국보이다. 다만 석등이 양탑 사이로 일직선상에 서 있
는 것이 특이하다(사진 11). 어쩌면 처음에 세운 석등이 없어지고 나중에 석
등을 세우면서 양탑 사이에 세웠거나 아니면 이후 석등을 옮기면서 이렇
게 배치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1탑1금당’의 가람배치에서는 석등이 탑 앞
에 놓이고 탑 뒤에 불전佛殿이 있다. 탑이 없는 곳에는 불전 앞에 바로 석
등을 세우기도 한다.
석등의 일반적인 구조는 아래에서부터 대좌부臺座部, 화사부火舍部, 상
륜부相輪部로 구성되어 있고, 대좌부는 석등을 세우기 위해 땅위에 까는
기반돌인 지대석, 그 위에 기대석基臺石, 연꽃잎을 아래로 향하게 조각한
복련석伏蓮石, 그리고 그 위에 세우는 기둥돌인 간주석竿柱石, 그 위에 복
련석과는 반대로 연꽃잎을 하늘을 향하도록 조각한 앙련석仰蓮石으로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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