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3 - 고경 - 2021년 11월호 Vol.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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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겨 이수와 귀부가 자연스레 연결되듯이 조각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석비의 구조를 아래에서부터 보면, 비를 세우기 위해 땅위
             에 까는 바닥돌인 하대석下臺石, 그 위에 앉아 있는 거북이 네 발을 내밀고

             있는 부분의 부대趺臺, 거북의 등 부분인 귀부, 거북 몸체에 붙어 있는 용

             의 머리인 용두龍頭, 비문을 새긴 비신을 끼워 세우기 위하여 거북등에 직
             사각형으로 조각하여 올린 받침대인 비좌碑座, 비좌에 꽂아 수직으로 세
             우는 비신, 비신의 머리 부분인 이수, 이수의 가운데 정면에 두전頭篆을 쓰

             는 제액題額으로 되어 있다.

               그  옆에는  체징선사의  사리를  모셔놓은  승탑인  「보림사보조선사창성
             탑寶林寺普照禪師彰聖塔」이 당당히 서 있다(사진 7). 승탑은 9세기 신라 하대
             에 선종이 들어오면서 전국적으로 세워지기 시작하였는데 승려의 사리를

             봉안하는 탑이다. 승탑도 그 구조를 아래에서부터 보면, 기단부基壇部, 탑

             신부塔身部, 상륜부相輪部로 나뉘는데, 기단부는 탑을 세우기 위해 땅위에
             바닥을 까는 지대석址臺石, 그 위에 하대석下臺石 받침과 하대석, 중대석中
             臺石 받침과 중대석, 상대석上臺石 받침과 상대석이 차례로 쌓아진다. 이렇

             게 기단부가 만들어지면 그 위에 탑의 몸통인 탑신을 올리고, 다시 그 위

             에 이를 덮는 지붕돌인 옥개석屋蓋石을 올린다. 지붕돌 위에는 석탑의 경
             우와 같이 상륜부가 만들어지는데, 상륜부는 받침인 노반露盤, 그 위에 복
             발覆鉢, 앙화仰花, 보륜寶輪, 보개寶蓋, 수연水煙, 용차龍車, 보주寶珠의 돌로

             조각한 장식이 수직으로 올라가며 쌓아진다.

               지금 남아 있는 승탑 중에 진전사에 있는 도의선사탑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세워진 승탑으로 간주되는데(사진 8), 제작 연도가 분명히 밝혀진
             승탑으로 가장 오래된 것은 그의 제자인 염거화상의 승탑이다. 국립중앙

             박물관의 야외 전시공간에 서 있다. 법맥으로 볼 때, 보림사에 있는 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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