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고경 - 2021년 11월호 Vol.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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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발음 현황을 두루 살펴본 결과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4)
첫째, 순수한 우리말의 복합어일 때는 ‘차’로 발음한다. 예로는 ‘차나
무’, ‘차 드십시오’, ‘차나물’, ‘차찌꺼기’, ‘찻잎’ 등을 들 수 있다.
둘째, 한문자의 복합어일 때는 ‘다’로 발음한다. 다구茶具, 다각茶
角, 다과점茶菓店, 다정茶亭, 다식茶食 등이 그 예이다.
셋째, ‘ 차’와 ‘다’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이다. 茶禮(차례, 다례), 茶鐘
(차종, 다종), 茶盞(차잔, 다잔), 茶罐(차관, 다관), 茶飯(차반, 다반),
茶室(차실, 다실), 茶房(차방, 다방) 등이 있다.
넷째, ‘ 차’라는 음으로 보편화된 말로, 國産茶국산차, 代用茶대용차,
人蔘茶인삼차, 傳統茶전통차, 雀舌茶작설차 등이 있다.
필자의 첫 번째 차 스승이신 효당스님께서는 현대에 와서 사전류를 만
들면서 한자를 한글로 표시하면서 중국 한자를 진서眞書로 한글을 언문諺
文이라 하며, 한글을 홀대하는 양반들의 사대주의 풍토가 ‘茶’를 ‘차’가 아
닌 ‘다’로 표기하여 고착시킨 것으로 보셨다. 따라서 우리 전통 차 문화의
우수성을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차사茶事에 관련되는 ‘茶’
는 ‘차’로 발음하기를 권장하셨다.
습관이 관습이 되고, 관습이 전통이 되고, 전통이 문화가 되는 데는 보
통 100년이 지나면 바뀐다고 한다. 조선 500년 동안 배불숭유정책으로 차
가 좋은 것을 알고 있는 양반들이 ‘차생활’을 서민들이 쓰지 않는 ‘다생활’
로 바꾸면서 ‘다’의 사용이 굳어진 것인데, 이제는 500년 전 서민들이 즐겨
4) 오상룡:『차도학』, pp 2-8, 국립 상주대학교 출판부(2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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