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 - 고경 - 2022년 1월호 Vol.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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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부터 『단경』에서는 계정혜 삼학을 모두 ‘자성’과 연계하여 설하고 있
          는데, 돈황본에는 ‘계정혜’의 순서이지만, 종보본에는 ‘계혜정’의 순서이며,
          뒤에 ‘금강’과 ‘삼매’의 두 구가 추가되어 있다. 당연히 이러한 ‘자성’은 앞에

          서 설명한 바와 같이 ‘반야’를 통한 ‘돈오’의 사상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

          다고 하겠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단경』에서는 불법승 삼보를 바로 ‘자
          성’으로부터 현현한 것으로 파악하고, 그러한 자성을 반야성공般若性空으
          로 해석하여 이른바 ‘실상무상實相無相’의 ‘무상無相’으로 귀결하고 있는 것

          이다. 따라서 삼보에 대한 귀의계는 당연히 ‘무상계’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와 같이 『단경』에서는 ‘반야’의 입장에서 ‘무상계’를 수여하고 있다. 그
          에 따라 ‘사홍서원四弘誓願’과 ‘참회懺悔’ 등의 행법에 있어서도 ‘반야’와 ‘돈

          오’의 입장에서 새로운 해석이 나타나는 것은 필연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이를 이어 다음에 그를 논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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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차돈순교비, 신라시대(817년), 경주 국립박물관 (2006년 6월 4일 박우현 촬영)
          신라 법흥왕14년(527년) 불교를 신봉하다 순교한 이차돈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비다. 육각형 기둥에 한쪽
          면에는 조각을 새기고 나머지 5면에는 이차돈의 사적을 기록했다. 조각은 이차돈이 불사佛事를 일으켰다
          는 죄로 참수형을 당하는 장면을 표현하고 있다. 땅에는 관을 쓴 이차돈의 머리가 굴러 떨어져 있고, 그의
          목에서는 우윳빛 피가 솟구치고, 좌우로 꽃송이가 날리는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그의 순교가 보인 상서로
          인해 마침내 신라에 불교가 공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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