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고경 - 2022년 1월호 Vol.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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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05호 | 시詩와 선禪 선과 시 8 | 오전 10시, 케이블카가 있는 앞산
낙엽의 노래·임종게臨終偈
큰골 공영주차장에 25명의 친구들이
모였습니다. 앞산 자락길 산행을 위
해서 평소보다 많은 인원이 나왔습니
속을 보여주고 다. 앞산은 시내에서 보면 남쪽이지
겉을 보여주며 만, 실상은 앞산의 북사면이라 바람
떨어지는 단풍잎 이 차갑습니다.
앞산공원 관리사무소 뒤편으로 대
성사를 지나 오른쪽 사잇길로 빠져나
서종택 시인
갑니다. 이런 길이 있었나 싶을 정도
로 뜻밖에도 운치가 있는 길입니다.
앞산의 2~3부 치맛자락 같은 오솔길
이 끊어질 듯 이어집니다. 인생의 황
혼길에서 친구들과 함께 낙엽 쌓인
길을 걸어가니 아스라한 정취가 스며
듭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취가
온몸에 충만할 때 비로소 우리는 말
문이 트이기도 합니다.
충혼탑, 남부도서관, 대덕문화전
당, 신광사, 황룡사의 윗길을 가로지
서종택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1976
년 시). 전 대구시인협회 회장. 대구대학 릅니다. 이 길에서는 앞산 정상부는
교 사범대 겸임교수, 전 영신중학교 교
장. 대구시인협회상 수상. 저서로 『보물 보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시내가 보
찾기』(시와시학사, 2000), 『납작바위』(시 이지도 않습니다. 사람이 많지는 않
와반시사, 2012), 『글쓰기 노트』(집현전,
2018) 등이 있다. 지만 호젓한 길도 아닙니다. 새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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