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고경 - 2022년 2월호 Vol.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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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경』에서 제창하는 ‘무상참회’는 그 바탕에 역시 ‘자성’과 연계되어 있
으며, 이를 또한 ‘자성참회’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제법의 본체이며 삼
보의 당체인 ‘자성’에 ‘참회’할 것이 발생하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무상참
회’가 또한 성립될 수 있는 것이다. 『단경』에서는 이러한 ‘무상참회’를 설한
후에 다음과 같이 설한다.
“선지식들이여! 내가 설하는 ‘무상송無相頌’을 들어라. 너희들 미망
에 사로잡힌 사람들로 하여금 죄罪를 멸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니, 또
한 ‘멸죄송滅罪頌’이라고도 칭한다.” 6)
이로부터 다음과 같은 ‘무상송’을 설하고 있다.
“어리석은 사람은 복福만 지으려고 할 뿐 도를 닦으려 하지 않고
다만 복을 짓는 것이 바로 도道라고 말하지만, 공양을 베풀어 복이
끝이 없어도 마음속의 삼업三業은 그대로 존재하도다.[愚人修福不修
道, 謂言修福而是道. 布施供養福無邊, 心中三業原來在.]
장차 복을 닦아서 죄를 없애려 하지만 후세에 복을 얻어도 죄는 여
전히 존재하니, 만약 자기 마음속을 향하여 죄의 연緣을 풀려고 한
다면 각자 자성에서 참다운 참회를 할 수 있도다.[若將修福欲滅罪, 後
世得福罪原在, 若解向心除罪緣, 各自性中真懺悔.]
6) 敦煌本, 『壇經』(大正藏48, 341a), “善知識! 聽吾說無相頌. 令汝迷者罪滅, 亦名滅罪頌.” ; 宗寶本, 『壇
經』(大正藏48, 351b), “선지식들이여! 나에게 ‘無相頌’이 있으니, 각자 모름지기 염송하도록 하라. 在家이
든 出家이든 다만 이에 의지하여 수행하여야 한다. 만약 수행하지 않고 나의 말만 기억하면, 그것은 아
무 쓸데도 없을 것이다.[善知識! 吾有一無相頌, 各須誦取. 在家出家, 但依此修. 若不自修, 惟記吾言, 亦無有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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