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 - 고경 - 2022년 2월호 Vol.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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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있다. 더욱이 종보본에서는 “자심중생무변서원도自心衆生無邊誓願度,
자심번뇌무변서원단自心煩惱無邊誓願斷, 자성법문무진서원학自性法門無盡誓
2)
願學, 자성무상불도서원성自性無上佛道誓願成.” 으로 표현하는데, 일반적인
사홍서원 앞에 ‘자심’과 ‘자성’을 첨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종보본
에서는 이 ‘사홍서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해석하고 있다.
“사홍원四弘願이란, 건너감[度]을 원함이니 괴로움[苦]을 건너는 것
이요, 끊음[斷]을 원하는 것이니 괴로움의 원인[集]을 끊음이요, 배
움을 원함이니 도를 배움이요, 이룸[成]을 원하는 것이니 적멸寂
滅을 이룸이다. 그러나 없애지만 없애는 바가 없으니 끊지 못하는
바가 없는 것이고, 도道를 행하지만 행할 바의 도가 없으니 건너
지 못하는 바가 없는 것이다.” 3)
이러한 사홍서원의 해석은 바로 ‘반야개공般若皆空’의 논리에 입각한 것
이고, 또한 ‘무수무증無修無證’의 입장을 여실하게 드러내고 있는 구절이라
고 하겠다. ‘반야개공’의 입장에서는 번뇌 또한 그 자성自性이 공空함을 여
실하게 말하는 것이며, 그 논리에 따르면 죄업罪業, 죄과罪過 등도 역시 자
성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하여 ‘자성’을 일오一悟한다면 중생과 부
처가 불이不二라는 입장에서는 ‘참회’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지만, ‘자성’에
미迷하면 중생이라는 입장에서는 여전히 참회할 죄업, 죄과가 있을 수 있
기 때문에 당연히 참회는 필요한 것이 되어 버린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본
2) 宗寶本, 『壇經』(大正藏48, 354a).
3) 앞의 책(大正藏48, 346c), “四弘願者, 願度, 度苦也, 願斷, 斷集也, 願學, 學道也, 願成, 成寂滅也.
滅無所滅, 故無所不斷也, 道無所道, 故無所不度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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