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고경 - 2022년 2월호 Vol.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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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윤회의 ‘주체아主體我’와 같은 종류로 이해하는 경우도 보이고, 나아가
견문각지見聞覺知 등의 작용에 모두 성性이 존재한다고 이해하는 경우도 나
타난다. 이러한 견해는 사실상 『단경』에서 시설한 사상과 본질적으로 어긋
나며, 선리에도 맞지 않는 오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까닭에 앞에서 언
급한 바와 같이 혜능의 제자인 남양혜충의 “저 『단경』을 개환改換하여 비천
한 논리를 더하여 섞어서 성의聖意를 깎아버리고 후학들을 미혹하여 어지
럽게 하니, 어찌 언교言敎를 이루었다고 하겠는가! 괴롭다! 나의 종宗이 손
상되었도다.” 라는 한탄이 출현하였다고 하겠다.
10)
사실상 『단경』에 나타나는 선사상은 어떤 글 혹은 설명과 같은 형식으로
모두 밝히기에는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상당히 함축적인 표현에 다양한
함의를 담고 있어 그를 모두 밝힐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 오
히려 『단경』에서 설하는 선리를 모두 상세하게 논증하고자 한다면, 도리어
남양혜충국사가 한탄하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입
장에서 이를 이어서 『단경』이 지니는 사상을 총괄하고, 그 의의에 대하여
논하고자 한다.
10) [宋]道原纂, 『景德傳燈錄』 卷28(大正藏51, 437c-438a), “把他壇經改換, 添糅鄙潭, 譚削除聖意,
惑亂後徒, 豈成言敎! 苦哉! 吾宗喪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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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방어산 마애약사여래삼존입상
보물 제159호. 통일신라시대. 경남 함안군 군북면 하림리 산 131 소재.
방어산 암벽에 새겨진 마애약사삼존불입상으로 통일신라 애장왕 2년(801)에 조성되었다. 본존은 왼손에 약
함을 들고 있어 약사여래상임을 알 수 있고, 두 협시보살은 모두 본존을 향해 자연스럽게 서 있다. 왼쪽은
일광보살로 남성적인 인상을 풍기며, 오른쪽은 월광보살로 눈썹 사이에 달무늬가 새겨져 있다. 조성 연대
에 대한 명문이 있어 통일신라 조각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2021년 10월 14일 현봉 박우현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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