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고경 - 2022년 2월호 Vol.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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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대승의 참된 참회를 깨달으면 삿됨을 없애고 바름을 행하여
죄가 없어지니, 도道를 배우는 사람이 능히 스스로 관觀하면 바로
깨달은 사람과 같으리라.[若悟大乘真懺悔, 除邪行正即無罪, 學道之人能自
觀, 即與悟人同一例.]
혜능이 지금 이 돈교頓敎를 전함은 배우는 사람들과 동일한 체體가
되기를 원함이니, 만약 당래當來에 법신法身을 찾으려 한다면, 삼
독三毒의 악연을 마음속에서 씻을지어다.[惠能今傳此頓教, 願學之人同
一體, 若欲當來覓法身, 三毒惡緣心裏洗.]
도를 닦음에 노력하여 한가롭게 지내지 말 것이며, 홀연히 한 세상
이 헛되이 지나가 버리니, 만약 대승의 돈교법을 만났다면 경건히
합장하여 지극한 마음으로 구할지어다.[努力修道莫悠悠, 忽然虛度一世
休, 若遇大乘頓教法, 虔誠合掌至心求.] ”7)
이 ‘무상송’의 내용은 표면적으로는 간단하지만, 그 이면에 함축된 사상
은 상당히 심오하다. 『단경』에서 설하는 다른 사상들과 마찬가지로 이 ‘무
상송’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불성론으로부터 돈오와 정혜등학, 무념·무
상·무주의 삼무三無 등 전체적인 사상들과 연계하여야 할 것이다. 여기
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바로 ‘돈오’를 이루었다면 ‘돈수頓修’, 즉 수행이라
고 하는 것도 이미 완성된 상태가 되지만, 아직 깨달음에 이르지 못한 이
들에게는 “홀연히 한 세상이 헛되이 지나니”, “노력하여 한가롭게 지내지
7) 敦煌本, 『壇經』(大正藏48, 341a) ; 宗寶本, 『壇經』(大正藏48, 354c), “迷人修福不修道, 只言修福便
是道. 布施供養福無邊, 心中三惡元來造. 擬將修福欲滅罪, 後世得福罪還在. 但向心中除罪
緣, 名自性中眞懺悔. 忽悟大乘眞懺悔, 除邪行正卽無罪. 學道常於自性觀, 卽與諸佛同一類.
吾祖惟傳此頓法, 普願見性同一體. 若欲當來覓法身, 離諸法相心中洗. 努力自見莫悠悠, 後念
忽絶一世休. 若悟大乘得見性, 虔恭合掌至心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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