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 - 고경 - 2022년 2월호 Vol.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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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지나면(사진 3) 사
                                                      역寺域으로 들어가는
                                                      데, 그 동안 얼마나

                                                      많은  납자衲子들이

                                                      속세와의 인연을 끊
                                                      고 인간이 일체 고통
                                                      의 바다에서 나오는
          사진 4. 봉암사 석문.
                                                      진리를 얻으려고 이

                                                      문을  드나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니
                                                      그 비장함이 길에 깔

                                                      린 자갈마다 박혀 있

                                                      는 것 같았다. 그 진
                                                      리의 깨침이 해결되
          사진 5. 침류교와 봉암사 전경.                          지 않은 수학문제를

          풀 수 있게 하는 것도 아니고 흉년을 풍년으로 만들어주는 것도 아니다. 새

          로운 물리학의 법칙을 발견하게 해주는 것도 아니고, 경제를 살려주는 것
          도 아니다. 붓다가 일러준 그 경지, 즉 ‘붓다가 되는 경지’를 말한다.
           일주문을 통과하여 뒤돌아보면 ‘봉황문鳳凰門’이라는 현액이 걸려 있다.

          여기서 절을 향하여 걸어가면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이라고 한자와 한

          글이 함께 새겨진 석문石門을(사진 4) 지나고 용추동천龍湫洞天의 백운계곡白
          雲溪谷의 물소리를 듣는 사이에 어느덧 침류교枕流橋에(사진 5) 이른다. 옛날
          에는 징검다리를 밟아 개울물을 건너다녔지만 육중한 통바위를 다리기둥

          으로 세워 석교를 놓으면서 이제는 바로 다리 위를 걸어 사역으로 들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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