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9 - 고경 - 2022년 2월호 Vol.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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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에서는 선과 악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
             지만,  모든  사람들이

             같이 모여 사는 사회나

             국가에서는 타인의 행
             복에 무엇이든 기여하
             는  바가  있으면  선이

             고,  나의  이익을  위하         사진 2. 희양산 봉암사(정종섭 스케치).

             여 타인을 희생시키거
             나 불행하게 만드는 것에 조금이라도 어떤 짓을 한 바가 있으면 악이리라.


                도헌국사가 창건한 선궁



               봉암사鳳巖寺는 문경 희양산曦陽山의 남쪽에 자리 잡고 있다. 문경 시내
             에서 가은읍加恩邑으로 가서 다시 대야산大耶山 방향으로 들어가면 갑자기

             눈부신 영봉 백악白岳의 바위산이 우뚝 솟아 눈 안에 가득 들어오는데(사진 1),

             이 풍광을 보면 누구나 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없으리라. 높이가 998m에
             달하는 희양산은 백두대간白頭大幹의 단전에 해당한다고도 하는 산인데, 이
             거대한 흰 바위산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장장 30리로 뻗어 있는 긴 계곡을

             끼고 있어 일찍부터 천하의 길한 땅으로 알려져 왔다. 이곳을 지날 때마다

             차에서 내려 웅장한 산의 모습을 바라보며 감탄을 하곤 하였다(사진 2).
               봉암사는 신라 경문왕景文王(861~875)의 큰 아들인 헌강왕憲康王(875~886) 5
             년 879년에 당나라에서 귀국한 지선智詵(824~882)화상 즉 도헌국사道憲國師가

             창건한 이래 현재까지 선종의 도량道場으로 줄곧 그 맥을 이어오고 있고,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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