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 - 고경 - 2022년 2월호 Vol.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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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三敎合一을 주장하면서 그 유명한 『현정론顯正論』을 설파한 득통대사의 게
송으로 알려진 한 수를 본다.
生也一片浮雲起 태어남은 한 조각 뜬구름이 일어나는 것이요
死也一片浮雲滅 죽음은 한 조각 뜬구름이 사라지는 것이라네.
浮雲自體本無實 뜬구름이라는 것은 그 자체 아무런 실체가 없나니
生死去來亦如然 태어나고 죽는 것, 오고 가는 것도 마냥 이와 같다네.
그 뒤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대부분의 사찰 당우들이 소실되었고, 그나
마 새로 지은 당우들도 1674년(현종 15)에 다시 화재로 소실되고, 1703년(숙
종 29)에도 화재를 겪고 중건되었으나 쇄락의 길을 걸었다. 1907년에 고
종高宗(1863~1970)을 퇴위시킨 일본의 조선병합의 야욕에 저항한 의병전쟁
때에 다시 전화를 입으면서 극락전과 백련암白蓮庵만 남고 잿더미가 되었
고, 금색전金色殿 빈 터에는 철불 한 구가 방치되어 있다가 그나마 나중에
사라져 버렸다.
1955년에 법당인 금색전을 비롯한 몇 칸의 작은 건물이 들어섰으나 지
금의 모습과 비교하면 절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오늘날 침류교, 대
웅보전, 태고선원太古禪院, 동암東庵, 적묵당 등 여러 당우들이 들어서고 대
가람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1990년 초 원행願行 화상이 주지를 맡아 수
행도량으로 크게 중창하면서 이루어졌다.
무수한 납자들의 서원이 서린 도량
‘희양산 봉암사曦陽山鳳巖寺’라고 쓴 현액이 걸려 있는 고색창연한 일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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