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0 - 고경 - 2022년 3월호 Vol.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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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들이 항상 방에 가득 찼다고 한다. 부도는 사리를 나누어 대구 동화사桐
          華寺, 청주 보살사菩薩寺 등에 세워졌다.



            백운계곡 옥석대 마애미륵여래좌상



           봉암사 일주문을 지나 절 앞을 따라 뻗쳐 있는 백운계곡을 거슬러 올라
          가면 산속에 숨겨져 있는 옥석대玉石臺에 이른다. 백운대라고도 하는 이곳

          은 계곡을 가득 채운 너럭바위 위로 물이 콸콸 흐르는 그 바위 위에 큰 바

          위들이 앉아 있다. 【사진 9】 여기에 높이가 540cm에 이르는 거대한 마애
          미륵여래좌상磨崖彌勒如來坐像이 새겨져 있다.
           조선시대 풍계명찰楓溪明察(1640〜1708) 화상의  『풍계집楓溪集』에 실려 있

          는 그의 스승  ‘환적당대사 행장幻寂堂大師 行狀’에 의하면, 환적당 의천義天

          (1603〜1690) 화상이 1662년에 봉암사에 들어와 수행할 때 발원하여 1663년
          현종 4년에 백운대에 이 미륵불을 조성하고, 사적비도 세우고, 환적암幻寂
          庵도 지었다고 한다.

           위에는 깊고 아래로 내려오면서 얕아지는 부조浮彫로 새긴 것인데, 이 불

          상은 길상좌吉祥坐를 하고 앉아 있으며, 이마에는 옥이 박혀 있어 햇빛을
          받으면 사방으로 반사되고, 미륵불은 수인 가운데 하나인 용화수인龍華手
          印을 하고 있으며, 두 손으로 긴 다발의 꽃가지를 쥐고 있다. 전체 모습에

          서 구례 화엄사의 영산회괘불탱(1653년)과 같은 17세기 괘불掛佛의 표현 요

          소를 찾아볼 수 있어 불화와 연관성도 있어 보인다고 한다. 【사진 10】 의천
          대사는 해인사 백련암에서 입적하였는데, 해인사, 용연사龍淵寺, 각화사覺
          華寺 등 일곱 군데 세워진 사리탑 중의 하나가 득통대사 부도탑 건너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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