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1 - 고경 - 2022년 3월호 Vol.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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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0. 봉암사 태고선원 전경.
               중국 선종의 계보를 보면, 복잡하고 정확히 무엇이 어떻게 이어졌는지

             도 알기 어렵지만 혜능대사와 신수대사의 법맥이 갈라지고, 혜능대사가

             강남으로 도피하여 15년간 은둔한 후에 조계산에서 보림사寶林寺를 짓고
             비로소 입을 열어 선을 펼치기 시작한 때가 677년이다. 신라의 의상대사
             가 당나라로 건너간 때가 혜능이 은둔을 시작한 시기이고, 신라로 귀국하

             여 671년에 낙산사를 창건하고 676년에 부석사를 창건한 후 본격적으로

             화엄종이 전국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하였다.
               이 당시 신라의 천재 원효元曉(617〜686) 대사는 그 많은 대승경전들을 재
             검토하여 정리하고 이에 대하여 연구·분석한 주석과 논문들을 폭포수처

             럼 쏟아내었다. 그리고는 누구도 정수를 터득하지 못한 『금강경』을 황룡사

             에서 강론하고, 나중에 신라 유학의 대석학이 되는 설총薛聰(655〜?)을 낳
             고는 왕실불교를 벗어나 민중불교를 주창하고 온몸으로 무애자재無礙自
             在하게 실천해 갔다. 중생구제衆生救濟는 고대광실高臺廣室에서 잘 먹고 살

             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 하여금 무명無明에서 눈을 뜨게 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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