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0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P. 160
로운 외적인 상처와 중압감이 있는가 하면 내적인 우
려와 고뇌도 생각이 난다.”(「내가 걸어온 길わたしの歩い
た道」, 1996)고 언급하면서도 구체적으로는 밝히지 않
거나 자신의 사망 소식과 장례식을 하지 말라는 유언
을 남기기도 한 연구자이다. 더해서 그는 제자나 학
문적 후계자도 남기지 않았고, 연구 업적을 기리는
기념논문집 또한 간행하지 않았다.
사진 1. 이시다 미즈마로. 法藏
館 출판물 사진 재사용. 그의 이러한 독특함 때문인지 이시다는 단순히 계
율 연구만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많은 이들은 이시
다를 정토교 연구나 신란親鸞 연구에 큰 업적을 남긴 연구자로 기억한다.
필자가 이시다의 저서 중에서 흥미롭고 독특한 시각을 느낀 『일본인과 지
옥』(1998) 역시 정토교를 기반으로 한 지옥 연작 중 하나이다. 하지만 전후
의 계율 연구사를 논할 때 이시다 미즈마로를 제외하고 계율을 논하는 것
은 불가능하다.
이시다는 처음부터 계율 연구에 깊은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
의 저서, 『일본불교의 계율 연구日本仏教における戒律の研究』(1963) 서문에는
계율 연구를 시작한 계기를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계율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났을 때부터이
다. 혼란한 세상이 일본불교의 계율에 대해 생각할 시점을 준 것처
럼 보이지만, 직접적으로는 일본불교에서 사회복지사업의 자취를
확인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이런 생각은 나카무라
하지메中村元 선생님과의 인연으로 시작되었고, 하나야마 신쇼花山
信勝 선생님께 배웠다고 생각한다.”
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