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6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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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 중국불교와 유학 사이에는 그 흐르는 정신에 동일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장태염의 유식불교적 입장이 현장 유식이 아니라 진제 유식, 『대승기신

          론』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은 장태염의 불교사상이 유학의 성선론적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장태염의 유식불교 사상은 진제 유식 - 『대승
          기신론』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이후 현대 신유학에서 중국불교를 긍정
          하고 진여연기관을 수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장태염의 불교사상이 끼친 영

          향이라고 볼 수 있을 듯하다.

           예컨대 웅십력은 장태염이 『건립종교론』에서 유식불교에 기반한 본체론
          의 건립이 자신의 철학 목표라고 한 내용을 보고, 『신유식론』을 썼다고 한
          다. 결국 장태염의 불교 사상은 현장 유식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지는 않

          을지라도 전반적으로 진제 유식의 진여연기론을 수용하였고, 이러한 과정

          을 통해 현대 신유학이 진여연기론을 수용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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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천 청량사 석등
          보물 제 253호, 통일신라, 경남 합천군 가야면 청량동길 144 소재.
          청량사淸凉寺 경내에 3층석탑과 나란히 놓여 있는 석등이다. 각 부재가 8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8각의 아
          래 받침돌은 측면에 사자상과 향로를, 윗면에는 연꽃무늬를 새기고 각 끝마다 작은 꽃을 돌출시켰다. 가운
          데 기둥은 장고를 세워놓은 모양이며, 그 위로 연꽃모양의 윗받침돌을 올렸다. 받침부분 위로는 불을 밝히
          는 화사석火舍石이 놓여 있는데 네 면에 창을 내고 옆에는 사천왕상四天王像을 도드라지게 새겼다. 전체적으
          로 신라시대의 기본양식을 잘 따르고 있으나, 받침부의 가운데 기둥이 변형된 점이나 조각수법 등으로 미
          루어 9세기 후반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2022년 2월 19일 현봉 박우현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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