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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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08호 | 불교문화의 장인을 찾아서4   오랜 시간의 흐름을 지나온 예술

                조선의 승려장인
                                             품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안에는 눈에 보이는 현상만으로

                                             해석할 수 없는 내재적 가치가 숨겨
             조선의 승려 장인과                      져 있다. 한 가지 업에 평생 자신의

             떠나는 시간여행                        에너지를 오롯이 쏟은 이들의 공통
                                             점은 무엇일까? 같은 작업을 끊임없

                                             이 그리고 지루하게 무수히 반복하
              김세리
                                             여야 비로소 얻어지는 실낱같은 디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 초빙교수
                                             테일의 차이. 그 미묘한 차이를 깨어
                                             부수어 새롭게 거듭나면서 다시 새

                                             로운  창작이라는  성과를  마주하게

                                             된다.
                                               아무리 최첨단 과학기술이 뛰어난
                                             현시대라지만 고려시대의 청자칠보

                                             투각향로(국보95호)와 같은 섬세하고

                                             유려한 그리고 우아한 느낌의 향로
                                             와 똑같은 수준으로 재연하기 어렵
                                             고, 비단에 펼쳐진 조선시대 안견의

               김세리   중현中玄 김세리金世理. 한국차문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와 같은 몽환
               화산업연구소 소장, 다산숲 자문위원, 성
               균예절차문화연구소, 중국 복건성 안계          적이고 황홀한 작품을 새로 만나기
               차전문학교 고문.대한민국 각 분야의 전
               통문화에 대한 애정 어린 연구 중. 저서로       쉽지 않다.
               『동아시아차문화연대기-차의 시간을 걷            불교예술에서도 이러한 작품들이
               다』, 『영화, 차를 만나다』, 『길 위의 우리
               철학』, 『공감생활예절』 등이 있다.          많다. 뛰어나지만 다시 비슷하게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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