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2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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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08호 | 시詩와 선禪 선과 시 11 | 친구들과 안의에 갈비탕 먹으러
갑니다. 풍채 좋은 행인에게 현지인
이 잘 가는 식당을 물어봅니다. 그 사
람이 나를 한참 보더니 갑자기 내 가
자연인과 한 줄기 슴을 탁 칩니다. “야, 자네는 어째 친
푸른 바람 구도 몰라보나?”
자연인이 되어 만난 옛 친구
서종택 시인
아니 이게 누구냐 싶어서 자세히
보니 글쎄, 나와 초등학교 때부터 친
했던 K입니다. 그는 대구에서 건설
회사를 경영하기도 하고 카페를 운영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가 지금은
바로 이 안의에서 가까운 산속에 혼
자 산다는 겁니다. 요즘 TV에서 인
기를 끌고 있는 ‘자연인’, 그가 바로
자연인입니다. 세상에 어째 이런 우
연이 다 있는 걸까요. 【사진 1】
“야, 가서 갈비탕이나 한 그릇 같
서종택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1976
년 시). 전 대구시인협회 회장. 대구대학 이 먹자.” 내가 권하자 선약이 있다
교 사범대 겸임교수, 전 영신중학교 교
장. 대구시인협회상 수상. 저서로 『보물 고 합니다. 그럼 식사 후에 자네가 사
찾기』(시와시학사, 2000), 『납작바위』(시 는 곳을 한번 보고 싶다고 하자 흔쾌
와반시사, 2012), 『글쓰기 노트』(집현전,
2018) 등이 있다. 히 우리를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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