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6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P. 86
행복은 관조적인 활
동에서 오는 행복입
니다. 3)
오조법연은 이 시
에서 바람 소리를 관
조하는 영혼의 행복
을 노래합니다. 내
친구도 아마 송죽에
사진 3. 자연인이 사는 소박한 집. 부는 바람 소리를 마
음속으로 받아들여
행복을 찾아서 이 깊은 산속에 홀로 들어온 것이 아닐까 생각하니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이 깊은 산속에 혼자 들어와 사는 것은 야생에 가까운 삶입니다. 이름 없
는 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만큼 존재에 더 가까이 가는 일입니다. 야생은
존재의 밀도가 높은 삶이지만 현대인에게는 참으로 어려운 삶입니다. 그
는 거창하게 거품을 늘어놓지 않고 그저 노후에 집에 죽치고 앉아 있는 것
이 싫어서 깊은 산속에 혼자 들어왔다고 말합니다.
암자 터에 이는 푸른 바람
건설회사 사장 출신이라 그는 거주하는 움막을 2층으로 올리고 리모델
링합니다. 커 보이지만 실상은 원래 움막이라 건평은 스무 평이 채 안 됩니
3)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84